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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몸이 여섯 조각으로 분리된 귀신, 신기원요(伸妓寃妖) 이야기

by 김씨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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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원요 (伸妓寃妖)

 

 

사람 형체인데 온 몸이 조각조각 나뉘어 있는 것.

몸통, 왼쪽 팔, 오른쪽 팔, 왼쪽 다리, 오른쪽 다리, 머리의 여섯 조각으로 분리되어 있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분리된 것이 스물스물 기어 다니는데, 한 군데에 모이면 붙어서 이어져 합쳐질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여섯조각이 모두 연결되면, 완연한 사람의 모습이 되며, 이 경우에 보통 사람과 별 다를 바 없다.

특별히 사람을 해치지는 않지만, 조각이 기어다니는 모습과 그것이 하나로 합쳐져 일어서는 모습이 너무나 무섭기 때문에 사람을 실성하게 하거나 놀라서 죽게 만든다.

 

조광원이 평안북도 일원에서 본 일이 홍만종이 쓴 "명엽지해"에 나와 있다.

 

아래는 당시 조광원이 겪었던 내용을 기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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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으로 중국에 가던 조광원(曺光遠)이란 사람이 평안도 어느 마을에서 묵게 되었다.

조광원이 객사를 찾자 마을의 관리가 나서서 말리기 시작했다.

이유를 물으니, 객사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원귀가 나타나 객사에서 묵은 사람들이 죽어나간다는 것이었다.

조광원은 왕의 명을 받은 사신은 객사에 묵는 것이 당연하다며 객사에서 밤을 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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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조광원이 머물던 방의 천장에서 귀신이 등장했다.

귀신은 들보 위에서 온 몸이 분리되어 팔, 다리, 머리, 가슴, 배 순으로 떨어져 살아 있는 것처럼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잠시 뒤, 각 부위들이 스스로 움직이더니 하나로 연결되어 한 명의 여인의 모습을 이루었다.

조광원이 크게 소리를 지르자, 여인은 움직임을 멈추고 흐느껴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조광원이 여인을 보고 사람을 죽인 이유를 묻자, 자신은 죽일 생각이 없었는데 관리들이 먼저 놀라 죽었고 자신은 억울함을 호소하려고 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여인은 원래 마을의 기생이었는데, 어느날 관노 아무개가 겁탈하려고 하자 거칠게 저항하였고, 아무개는 화가 나 큰 바위 아래에 여인을 깔아뭉개니 온 몸이 분리되어 죽었다고 말했다.

조광원이 여인의 억울함을 풀어주겠다고 약속하자 여인은 곧바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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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장의사와 송장을 치우러 온 사람들이 객사에 도착하였는데 조광원이 살아있음을 보자 모두 깜짝 놀랐다.

조광원은 즉시 관노 아무개를 잡아 문초하게 하였고, 아무개는 범행 일체를 자백하여 태형을 당해 처형당했다.

큰 바위 밑에 있던 여인의 시신도 수습하여 장례를 지어주니 다시는 객사에서 귀신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조광원은 사신 임무를 완수하고 우찬성까지 올라 평안히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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